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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트롤의 습격 신화와 괴수가 만났다

by 단석비후 202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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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1. 믿으면 보이는 것들

어린 시절 꼬마 로라 티데만과 아빠 토비아스 티데만이 산을 탑니다. 동화를 믿지 않는 딸에게 아빠는 믿으면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눈 덮인 험준한 산이 눈을 뜨면서 영화는 시작합니다.

해안가에서 고고 화석을 발굴하는 로라박사는 6개월 만에 큰 발견을 하고 환호하는 순간 하늘에서 헬리콥터가 내려오고 정부에서 그녀를 찾는다며 그녀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로 데려갑니다. 터널공사 폭파 작업 중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설마 하면서도 확신을 가지기 위해 아빠를 찾아가지만 이미 아빠와는 소원한 관계였습니다. 딸을 봤는데도 손에 총을 놓지 않은 걸 보면 무언가 심하게 경계하는 듯했다. 정부는 괴생명체의 출현에 군대를 동원해 막아보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거라고 믿은 로라의 아빠는 트롤의 존재를 강력하게 주장하지만 현실적이지 않아 쫓겨난다. 군대가 마주한 트롤을 목격하기 위해 자신을 믿어주는 루카스 대령의 도움을 받지만 군대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아빠는 트롤에게 죽고 맙니다. 딸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살리지 못하고 죽은 아빠는 로라에게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긴다. 군대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도 오슬로로 향하는 트롤의 목적을 아빠의 연구를 통해 이해하려 한다. 노르웨이 왕실이 지어진 왕궁은 누군가의 터전에 집을 지으면 번영한다는 속설에 트롤 왕과 무리들을 모두 죽이고 그곳에 왕궁을 지은 것이었다. 그리고 새끼들은 산에 가둬 서서히 죽게 했으니 이 사건의 발단은 노르웨이 왕실이 저지른 셈인 것이다.

 

2. 트롤의 습격

산만한 트롤이 노부부의 집을 지나며 할퀴고 지나간 모습은 마치 허리케인이 지나간 것보다 더 처참했다. 인간의 무기는 트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고 잠시 교감하는가 싶더니 맘처럼 쉽지 않다.

이 작품은 트롤을 통해 말하려 하는 것이 명확하다.  유럽 영화에서 단골소재인 환경파괴가 그것이다. 트롤은 잠들어 있던 도브레 산맥을 인간이 터널을 만든다고 폭파하면서 눈을 뜬 것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에 대한 무지, 포식자로서 함부로 해도 된다는 위선을 꼬집고 싶었을 것이다. 

트롤의 거대함은 일본의 고질라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트롤처럼 거대한 고질라도 인간의 방사능 때문에 생긴 것으로 일본이 가진 원자폭탄에 대한 공포를 담아냈는데 환경파괴란 테마에서 맥을 같이 한다.

트롤의 최대 약점은 직사광선. 인공적 조명을 만들어 트롤을 죽이려던 상황에서 로라는 조명을 끄고 돌아가라 외치지만 이내 햇살이 드리워지며 트롤은 산이 되어 죽고 만다.

 

3. 괴수영화 공식

할리우드 영화로 미리 만나본 괴수영화 <킹콩>, <고질라>를 통해 보는 동안 미리 내용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괴수영화의 공식을 차분히 따르고 있다. 인간의 실수나 잘못으로 깨어난다는 점, 괴수에 대한 공격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 이러한 괴수를 연구하는 교수진이 꼭 있다는 점, 괴수를 물리치는 해법이 당연히 존재한다는 것 등이다. 

트롤은 만들어진 것이 아닌 원래부터 있었던 존재였다는 신화와 괴수의 조합이 다소 신선하기는 했다. 당연히 들어간 CG 기술도 그저 그랬고 빌딩숲을 파괴하는 괴력을 과시하기에는 노르웨이가 너무 한적해 보였으며 신체적 능력의 역동성 마저 다른 영화보다 떨어지다 보니 사실 박진감 넘치게 긴장감을 주진 못한다.

이 작품은 <더 웨이브> , <이스케이프>를 통해 주목받아 <툼레이더>를 감독한 로아 우타우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다. 제작비가 좀 부족한 탓일까 좀 더 때려 부수는 액션이 못내 아쉽다. 작전본부의 지휘부나 총리 등도 지위에 맞지 않게 중압감이 덜했다. 직원의 휴대폰 해킹, 전투기 해킹을 했다가 상급자를 응징하는 장면 등은 개연성이 없어 너무 과한 설정이지 않았나 싶다.

문제는 역시 인간이었다. 트롤의 삶의 터전을 해쳤고 왕국이 번영할 수 있는 믿음에 죄 없는 생명체를 해쳤으며 잠들어 있던 안식처를 발파작업으로 깨웠으니 인간으로 말미암아 인간을 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노르웨이라는 생소한 나라의 생소한 접근 방식의 영화를 접해보는 것도 영화적 견해를 넓히는 측면에서 도전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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