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작과 다른 결말
얼마 전 종영한 <재벌집 막내아들>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자 합니다. 16부작으로 이뤄진 이 드라마는 2022년을 빛낸 최고의 드라마가 아닐까 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보시고 평가들이 엇갈리는 만큼 내용이야 자세하게 다룰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16화 마지막에서 실망하는 눈치들이 가득한데 이는 저역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이 드라마는 2017년 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연재된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또한 유명한 작품이라 기대가 많았습니다. 방대한 소설에 비하면 그 내용을 다 그대로 재현해 내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결말은 원작과 판이하게 끝나 못내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었습니다. 16화에서 진도준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윤현우는 죽지 않고 서민영에게 구조되어 일주일 동안 혼수상태 였는데 그 사이 진도준으로 살아왔던 것입니다. 윤현우는 서민영과 함께 순양그룹의 불법승계를 막기 위해 청문회를 열게 됩니다. 윤현우는 본의 아니게 김주련의 지시를 받고 차를 정차했고 이 틈을 타 살인이 일어났습니다. 따라서 현실의 진도준은 20살 이전에 사고로 죽은 것이며 윤현우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 사건에 휘말린 셈입니다. 윤현우의 공개로 순양의 경영권을 잃게 됩니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이런 전생이 없습니다. 윤현우는 진도준이 되어 순양의 회장이 되고 윤현우의 장례를 치러줍니다. 윤현우 자체가 윤현지라는 여성으로 바뀌어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차라리 원작처럼 진도준으로 살아갔으면 논쟁의 여지가 없을 텐데 진도준의 살인을 가담한 셈이고 진도준의 기억조차 잃어버린 채 한순간 전환된 삶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었습니다.
2. 금수저에 대한 로망
어찌 됐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었고 15회까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리모컨을 쥐게 만드는 힘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았음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한국을 이끄는 재벌가로서 순양의 조직도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리얼하게 연기하고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인들은 모르는 재벌가의 캐릭터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는 좋은 계기로 대리 신분 상승과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 작품에 수고한 많은 배우들 중 송중기에 초점을 맞춰 보게 되지만 순양 회장 이성민의 연기가 역시 압권이라 생각됩니다. 피부톤부터 눈빛, 말투, 섬망증세로 오줌을 지린 엘리베이터 씬이나 기억이 오락가락할 때의 표정연기는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대변신이라 생각됩니다.
금수저라 행복할 테니까 라는 재벌가에 대한 막연한 증오도 많이 수러그 들 만도 합니다. 서로 이익을 뺏기 위해 밟고 일어서야 한다든지 남들의 시선도 분명 있을 것이고 적어도 충분한 금전적 지원이 있다면 공부도 잘해야 할 것 같은 강박도 있을 듯합니다. 제일 불행한 사실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정략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서로가 당연하게 쇼윈도의 삶을 인정하는 모습은 한편으로는 외롭고 고독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후계구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싸우는 형제들의 암투, 장자승계를 바라보는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의 고뇌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3.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누구라도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문제인데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드라마화한 <재벌집 막내아들>을 보면서 나는 어느 시점으로 되돌아가 제2의 인생을 살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고민을 해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 현대의 굵직한 테마들, 예를 들어 대통령 당선, KAL기 폭파, IMF, 월드컵등 예전의 기억들을 다시금 되짚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 사건들을 정확히 기억해 낸다면 진도준처럼 막대한 금액의 부를 쌓는 것은 그리 어렵진 않아 보이지만 막상 엇박자가 나거나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어떤 반응을 해야 적절한지에 대한 정답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선택 보상에 대한 기대는 100프로 확실하다고 보긴 어렵겠어요.
수고하신 배우님들 고생하셨어요
참고로 JTBC <재벌집 막내아들> 은 네티즌이 뽑은 최악의 엔딩으로 기억에 남는 드라마 1위로 선정됐다고 합니다.(총 투표수 20,497표 중 6857표로 34% 1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2위, 스물다섯 스물하나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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