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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헌트 - 두더지 동림을 찾아라

by 단석비후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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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1.  소문은 들었다

장르 : 액션, 스릴러, 첩보, 누아르, 시대극

감독 : 이정재

극본 : 이정재, 조승희

러닝타임 : 125분

총 관객수 : 435만 명

평점 : 8.47

 

지난해 여름. 정말 재미있는 한국 영화가 나왔다며 호들갑을 떨던 아들 때문에 재미있어봐야 얼마나 하겠어하고 무시하고 넘어갔던 영화 헌트. 난 이영화를 이제야 넷플릭스를 통해 보게 되었다. 이정재 님이 감독으로 메가폰을 잡았다고 하는 어마무시한 얘기를 들었고 모래시계 때부터 이미 광팬이 돼버린 지라 재미있을 것이라 기대가 되긴 했다

 

2. 두더지를 잡아라

안기부 조직에는 국내파트 요원(정우성)과 해외파트 박평호(이정재)가 권력의 실세 안기부장과 대통령 사이에서 끝없이 줄타기하며 두더지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고 북한의 스파이 동림을 잡기 위해 대립은 깊어만 간다. 1급 기밀들은 계속 유출이 되고 서로 의심하는 상황은 고조되며 증거까지 짜깁기하며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상황이 된다.

과연 동림은 누구 일까?

헌트는 이미 알고 있는 바대로 추적, 수색, 사냥이라는 뜻이다. 영화 헌트에서는 조직 내의 스파이를 추적하고 대통령을 암살한다는 의미 한다. 하지만 헌트는 찾다는 뜻도 있다. 두 주인공은 위험을 무릅쓰고 길을 찾는 사람들이다.

1차적인 추적과 사냥의 의미보다 남북평화의 길을 찾고 정의를 실현하는 길을 찾는 것이다.

정도는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건 맞지만 동림은 아닙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 상시 진압군으로 투입되어 그때의 참상을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의 군부정권이 잘못되었고 이를 끝내고자 하는 인물입니다.

놀랍게도 동림은 박평호 였습니다. 주경이 밝혀낸 두 번의 출입국 기록이 평호와 일치하는 걸 나중에서야 밝혀내지만 끝내 이를 계기로 죽임을 당합니다. 평호를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고 그가 정도와 몸싸움까지 벌일 만큼 치킨게임에 열중한 상태라 관객 모두는 그가 설마 동림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3. 배우들이 제정신이 아니잖아?

이 영화를 보며 또 한 번 놀란 이유는 국내 내로라하는 유명 배우들이 카메오로 많이 나온다. 아마 감독님의 역량이 아닐까 싶다. 주지훈, 이성민, 황정민, 유재명, 김남길, 조우진, 박성웅 등 말이다. 김남길 님은 결국 아들한테 물어보고 나서야 어디서 등장하는지 알 만큼 비중 없는 대역에서 몸소 헌신해 주신 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액션씬도 많아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살아온 세월만큼 역사에 한 장면을 모티브 삼아 흥미를 더했다. 5.18 사건, 장영자 사건, 리웅평 귀순, 버마 아웅산 폭파 사건등이 그것이다. 이웅평 대위가 전투기를 몰고 귀순할 때도 티브이를 보던 생각도 나고 아웅산 폭파 사건 때도 대통령이 과연 안전할까 라는 의심으로 뉴스를 계속 보던 어린 기억도 있다.

지금 세대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역사의 진실이다

 

다시 영화는 동림이 누구였을까 추리하는 재미를 더한다. 중간중간 가혹한 장면도 나오지만 이 역시도 역사적 사실이니 말이다. 어처구니없게도 안기부의 두 수장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서로 다른 목적으로 대통령을 암살하고 암살을 막아 보겠다고 하는 모습니 참 아이러니 했다.

액션씬이 많아서 지루할 틈이 없었지만 방주경이 박평호의 집에 찾아와 동림 단서를 늘어놓을  때 변하던 박평호의 표정 변화가 정말 놀랍다. 하나의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두 주인공의 죽음이라는 결말은 단지 두 인물의 죽음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정치사회적 부조리와 모순을 극복하려는 숱한 시도들의 좌절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무엇보다 두 주인공의 위치와 행동 자체가 부조리고 모순이라 더 마음이 아팠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에 남는 인물은 조유정이다. 요즘 환혼 드라마를 보면서 그 절세미인을 보고도 몰라봤다니 한편으로는 너무 미안할 뿐이다.

조유정은 또한 마지막 부분에서 열린 결말을 맺는 인물이기도 하다. 죽어가며 여권을 건네받고 그녀는 내가 생각한 것처럼 박은수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살아가겠지? 그래야 할 텐데... 하고 말이다.

오랜만에 또 하나의 한국영화의 수작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역사적 기반이 없는 젊은 세대는 한 번쯤 공부할 가치가 있을 법도 하다.

또 하나. 원래 제목이 남산이었다 한다.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영화가 연상되는 만큼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쉴 틈 없는 액션씬과 총격씬, 동림을 밝혀 내기 위한 과정들과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끝까지 몰입하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이정재 감독의 거취가 기대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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