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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터키는 왜 형제의 나라인가? EU가입과 키프로스와의 대립

by 단석비후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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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하면 생각나는 말. 형제의 나라? 어디에서 들어보긴 했다만 한국사람이랑 얼굴 생김새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데 형제의 나라라고?

터키의 정확한 명칭은 터키 공화국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3,4위전을 기억하시나요? 승패를 떠나 터키에 진심으로 응원을 보낸 한국과 화답하는 터키와의 관계는 예로부터 인연이 깊습니다.

 

일단 흔히들 알고 있듯이 터키는 한국전쟁의 참전국입니다.

유엔 파병규모 4위로 참전했죠. 미국, 영국, 캐나다 다음으로 많은 터키 젊은이들이 파병됐습니다. 근데 다른 참전국도 많은데 왜 하필 터키만 형제의 나라라고 하는 걸까요?

그 이유를 알려면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터키인들은 튀르크족의 후예입니다. 한국말로 하면 돌궐족인데요 중앙아시아, 유럽, 서남아시아의 위치에 살며 고구려와 동시에 존재했던 민족으로 오랫동안 고구려와 동맹을 이어온 사이입니다. 연개소문이 돌궐의 공주와 결혼하기도 했습니다. 몽골 오르혼 강에서 발견된 비석은 고구려와 돌궐족의 돈독한 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는데요. 비석 비문에는 돌궐 제국의 건국, 지도자들의 업적, 주변국과의 관계가 적혀 있습니다.

 

이 비석은 1707년 발견돼 19세기말 덴마크 학자를 통해 해독됐는데 572년 무한카간이라는 돌궐의 지도자가 사망하자 고구려에서 사절을 파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터키인들은 이 돌궐족의 역사를 자랑스러워합니다. 학교 역사 과목에서도 꽤 비중 있게 다루는 터라 이 내용을 잘 인지하고 있죠. 터키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한국과 터키가 같은 알타이 민족이고 형제로 함께 살았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실 형제국 터키가 한국전에 참전한 숨은 이유가 있습니다

1950년 6월에 일어난 한국전쟁 당시 소련과 중국을 등에 업은 북한군에 서방국가들은 두려움에 떨고, 소련의 확장으로 위기에 처해있던 터키는 지원군을 얻기 위해 나토에 가입하고 싶어 고군분투했지만 북대서양과 지리적으로도 멀고 무슬림이 대부분인 터키를 나토 회원국들은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전을 틈타 본인들의 입지를 다지고자 한국전에 참전을 결정합니다.

그렇게 터키는 참전 11개월 만에 나토에 티켓을 얻어냅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한 의도가 있다고는 하나 최대참전국인 미국 다음으로 많은 전사자가 발생했고 부산에 400구가 넘는 터키 참전용사들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터키군들은 한국전쟁 당시 전쟁고아의 아버지로도 활동했어요. 1952년 수원에 앙카라 학교를 지어 전쟁이 끝난 후인 1966년까지 고아들을 가르치고 지원했습니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한국과 터키의 유대관계가 깊지만 문화도 비슷합니다

첫째, 터키도 집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고 들어가요. 서양 대부분의 가정이 가정 내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부분과 차이가 있죠

둘째, 가족 호칭을 부르는 단어가 참 많습니다. 한국의 동서, 처제, 형수와 같이 관계마다 부르는 어휘가 있습니다.

셋째, 어순이 비슷합니다. 터키사람들은 한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해요. 어순과 단어의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터키사람들도 한국과 같이 웃어른을 공경합니다. 식사자리에서 어른이 먼저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손아래 사람이 숟가락을 들면 예의에 어긋나죠. 인사법은 좀 특이한데 웃어른을 만나면 손들에 입맞춤을 해야 한답니다.

 

터키는 현재 쿠르드족 때문에 숙원사업인 EU 가입이 무산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터키는 16년 동안이나 EU가입을 위해 협상을 하고 있었고 영국이 EU 가입을 탈퇴하면서 남는 자리 한 곳을 노리고 있습니다.

왜 터키는 EU 가입을 그토록 원할까요?

첫째는 1990년대 인플레이션 위기를 겪으면서 EU를 방패막으로 하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유럽 연합 경제를 이용해서 다시는 고생을 하고 싶지 않다는 거죠.

둘째는 탈아시아를 위한 갈망입니다. 건국 당시부터 유럽화를 추진한 터키는 국민 대다수가 무슬림임에도 국교로 이슬람을 두지 않았어요. 그런 이유로 아랍어 문자를 로마자로 전부 바꾸기도 했습니다.

유럽연합도 터키를 무시할 수 없는 게 서유럽으로선 터키가 난민이 유입되는 1차 망어막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터키가 협상카드로 들고 나온 것이 '난민 협정'입니다. 독일은 터키가 난민을 받아주면 EU 가입을 도와줄 것을 약속했지만 십수 년간 이어온 협상은 진전의 기미가 없습니다.

그 중요한 이유가 쿠르드족 억압을 포함한 '키프로스'와의 분쟁 때문인데요.

터키와 인접한 섬나라 키프로스는 그리스계 사람들이 많은데 터키가 점령한 북키프로스와 그리스의 영향을 많이 받는 키프로스로 나뉩니다.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죠. 천연가스가 많은 EU 가입국 키프로스에 눈독을 들인 터키는 그리스, 키프로스가 프랑스, 이탈리아와 손잡고 군사적으로도 대립상태입니다.

 

터키는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는 현실 국제 관계의 질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인 것 같습니다.

함께 하면 유익한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으니 구경하시고 구독/좋아요 부탁드려요

 

 

이분잡 - 이슈를 분석하는 잡학다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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