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왕이나 귀족들의 초상화를 보면 하얀 가발을 쓴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넥플리스 드라마 미드 브리저튼이나 아마데우스와 같은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들은 가발을 쓰고 있고 현재 영국의 판사들이나 상. 하원 의장들은 아직도 가발을 쓰고 회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기엔 많이 어색해 보이고 불편해 보이는 가발을 그들은 왜 쓰고 있는 것일까요?
가발은 수세기에 걸친 매혹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패션, 실용성, 종교의식, 탈모은폐등 다양한 이유로 착용되었죠
1. 고대 이집트 시대
고대 이집트에서의 가발은 그들의 문화와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머릿니를 막기 위해 삭발한 이집트인들에게 가발은 남녀 모두가 착용하였으며 사람의 머리카락, 양모, 야자 잎, 식물 섬유와 같은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태양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 종교의식, 패션 액세서리 등 다양한 이유로 착용했습니다.
가발은 부와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고대 이집트의 상류층에게 특히 중요했습니다. 부유한 사람은 특정 행사나 이벤트를 위해 각각 디자인된 여러개의 가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스타일링 되어 일부 가발은 길게 땋은 반면 다른 가발은 단발머리나 앞머리가 있는 스타일도 있었습니다. 또한 구슬, 리본, 금, 장신구와 같은 요소로 장식도 가능했죠.
2. 중세와 16세기 가발
중세시대의 가발은 부유층이 착용했으며 사람의 머리카락이나 동물의 털로 만들어 졌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에는 헤어스타일이 단순해지면서 가발의 사용이 줄어들고 내추럴 헤어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16세기에 유럽 패션의 큰 변화의 시기가 왔고 가발이 그 스타일의 중심에 서게 되었습니다. 부유층과 상류층에서 인기를 얻은 가발은 남녀 모두 착용하였으며 사람의 머리카락, 말총, 염소 털과 같은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매독과 같은 질병으로 인해 탈모를 가리기 위해 가발이 유행하였는데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자신의 탈모를 가리기 위해 가발을 착용했고 대중화되었습니다. 대머리와 가늘어지는 머리카락을 가리기 위해 남성도 사용했죠.
왕에게 탈모는 성병이 걸렸다는 의심만으로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기때문에 가발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16세기의 가발은 화려하게 스타일링 되었는데 밀가루나 전분으로 가루를 만들어 흰색 또는 회색빛을 띄게 했으며 곱슬머리, 땋은 머리, 장식으로 우뚝 솟은 모양으로 스타일링하여 리본, 보석 등으로 장식하였습니다.
이미 유행을 넘어 군인들이 태양과 해충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는 데에도 이 가발을 사용할 만큼 확장되어 16세기 가발은 그 시대의 풍요와 사치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3. 18세기 가발 문화
18세기 들어 가발은 더욱 화려하게 치장됍니다. 가발이 사회적 지위와 위계질서 역할을 하여 가발이 높을수록 착용자의 지위가 높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남자의 가발은 뒤로 갈수록 점차 흰색이 대세가 되었는데 이는 권위와 지성을 상징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영국의 판사와 상. 하원 의장이 쓰는 가발도 그래서 모두 흰색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퍼루크라고 하는데 하얀 밀가루를 뿌리기 위한 별도의 방이 지금의 파우더 룸이 되었다고 합니다.
4. 프랑스혁명과 가발 문화의 쇠퇴
1789년 프랑스혁명은 가발문화에도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가발의 사용은 구체제와 귀족적 과잉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혁명가들은 가발 착용을 포함하여 군주제의 전통과 상징을 거부하려고 했습니다. 가발의 사용은 특권과 부의 표시로 간주되었으며 이는 혁명의 평등주의 원칙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게 되었죠. 따라서 이후 가발을 착용한 사람들은 조롱과 괴롭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국은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 퍼루크 가발을 쓸 수 있도록 하였고 그 외의 사람들이 가발 파우더용 밀가루를 사려면 별도의 세금을 내야 했죠. 부유층과 지배층의 관심이 멀어지자 200여 년간 신분과 권위, 지성을 상징하던 가발은 순식간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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