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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네팔의 여신 쿠마리

by 단석비후 2023.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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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의 여신들을 섬기는 네팔의 여러 지역에서는 어린 여자아이를 선발해서 자신들이 믿는 현신 혹은 분신으로 삼아서 섬기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 여자아이들을 쿠마리라고 부릅니다.

 

이는 여신이 자신을 섬기는 자들에게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너희 앞에 다시 나타날 것이다라는 전설 때문입니다.

쿠마리는 '뽑는다' 라기 보다는 '찾는다'라는 표현이 정확할 테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뽑는 것으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아무나 쿠마리로 뽑지 않습니다.

 

쿠마리 선발

 

여신이 천한 자의 몸을 빌려 자신들에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란 믿음 때문에 석가모니의 후예로 인정받는 샤카 가문과  바즈라챠리야 가문에서 초경을 겪지 않은 3~6세 아이들 중에서 세 가지 단계에 의해 선발합니다.

1. 첫번째 단계에서는 32가지 기준이 있는데 아름다운 눈매, 고운 피부색, 사슴과 같은 허벅지등 대부분 외모에 관한 것이고 쿠마리는 절대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는 철칙으로 흉터가 없어야 한다고 합니다.

 

2. 두번째는 전대 쿠마리가 쓰던 장신구를 알아보는지 확인하는데 여신의 환생인 쿠마리라면 전대 쿠마리의 장신구를 알아보는 것은 당연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 마지막 단계는 심하게 훼손된 짐승의 사체로 가득한 어두운 방에서 혼자 하룻밤을 보내게 합니다. 공포감을 표출하거나 울거나, 소리 지르면 탈락하게 되는 거죠.

이렇게 11명의 쿠마리가 선발되어 카트만두에 있는 사원에 보내지면 로열쿠마리, 나머지 각 지역으로 보내지는 쿠마리를 로컬 쿠마리라고 합니다.

 

쿠마리 활동

 

이후 쿠마리 활동을 시작하는데 특별한 것은 없고 여신의 환생으로서 위엄을 유지하며 자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러한 쿠마리에게 음식과 현금 그리고 값비싼 장신구를 바칩니다. 여신을 섬기는 것이죠.

쿠마리들은 운동을 해서도 안되고 자신의 발로 걸어 다녀서도 안 돼서 이동할 때는 가마를 타거나 시중을 드는 어른에게 안기고 업혀서 이동합니다. 불필요한 말도 해서는 안되고 유일하게 하는 활동이 사람들에게 티카를 붙여주는 것입니다. 티카는 일족의 부적으로 쌀과 붉은 염료를 섞어서 이마에 점을 찍어주는 것입니다.

감정표현이 자제되며 학교에도 가지 못하며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하다 보니 친구도 없습니다. 하지만 쿠마리가 초경을 시작하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쿠마리는 절대로 피를 흘려서는 안 되는 철칙이 있기 때문이죠. 초경과 함께 여신이 인간의 몸을 떠났다고 본다고 합니다.

 

쿠마리 이후의 삶과 인식의 변화

 

쿠마리를 떠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신의 몸에 피를 흘리게 했다는 이유로 쿠마리였던 딸과 함께 살면 불행이 찾아온다는 미신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또 같은 이유로 사람들은 쿠마리였던 아이들을 천대하고 차별했다고 합니다. 먹고 살길이 없던 옛 쿠마리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매춘을 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어른들에 의해 강제로 여신이 되었다가 10여 년 만에 천대받고 차별받는 처지가 되어버린 쿠마리. 국제적으로 아동학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전통문화라는 미명하에 개선되지 않다가 국제 기고과 국제 여론의 압박에 의해 로열쿠마리는 개인교습을 받고 로컬쿠마리들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쿠마리의 천대와 차별을 없애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쿠마리 문화는 남아있지만 네팔 사람들도 이제는 그들을 진정한 여신으로 섬기기보다 사라져 가는 전근대적인 문화의 잔상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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