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스팅은 김태희 주연의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을 살펴보겠습니다.
여름이 되면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스릴러나 공포 장르가 힘을 발휘하는데요.
더위로 지쳐가는 요즘 적절하게 나온 스릴러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을 소개해 드립니다.
<7~8화 하이라이트>
마당이 있는집 줄거리
김태희 씨가 주연을 맡은 문주란은 아름답습니다. 유복하진 않지만(마지막화에서 등장하는 문주란의 어머니 집을 보니 부자로 보이기에 충분해 보입니다만...) 아름다운 외모 덕분인지 소아과 전문의 남편 박재호(김성오)를 만나 결혼을 합니다.
결혼 전 주란은 언니가 갑작스레 죽게 되는데요. 침대에 널브러져 피비린내와 썩은 시체냄새를 가진 언니를 보고 큰 충격에 휩싸입니다. 이후 보호자를 자청하는 남편의 그늘에 기대어 살아가지만 남편은 그녀를 정신이 온전치 못한 가녀리고 보호받아야 하는 약한 존재로 각인시키며 살아갑니다.
그런 온전치 못함 때문이었을까요? 언니의 죽음에 관련되었다고 생각한 이웃집 선생님이 아들 승재에게도 영향을 미칠거란 불안감이 온 정신을 휩쓸고... 급기야는 승재의 학교 교우와 선생님들께 민망한 집착을 보이며 더 온전치 못함을 스스로 인정시키며 학교 주변을 떠나 이사를 갑니다.
그곳이 크고 넓은 마당이 있는 코넬리아 였죠.
하지만 이사 온 그곳에서 이상한 냄새가 진동하고 아들과 아빠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엄마를 아픈 여자로 치부하고 마는데요. 사실 주란은 그곳에서 시체를 보게 되죠.
이 순간 등장한 제약회사 직원 윤범(최재림)
그는 의사들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고 가정폭력을 일삼는 쓰레기였습니다. 윤범의 아내 추상은(임지연) 은 하루하루가 지옥 그 자체입니다. 그날도 박원장을 찾아 협박하려고 왔는데 주란이 본 시체를 그가 볼까 봐 노심초사합니다.
어느 날 이런 윤범을 상은이 죽이게 되는데 자살로 판명되자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옵니다. 타살이어야 보험금을 받기 때문이죠. 범인이 필요해진 상은은 남편의 차에서 발견된 핸드폰과 수민의 이름을 근거로 박원장을 범인으로 몰기 시작하고 주란은 CCTV를 통해 남편의 차가 이동했음을 알고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가출한 수민은 박원장이 맘대로 요리가 되질 않자 박원장의 아들 승재에게 접근하고 이를 눈치챈 승재가 계단에서 수민을 밀어 수민을 죽인 것.(사실 죽진 않았습니다) 집안에서 수민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마당에 수민을 매장한 것이었고 이 냄새가 주란을 포함한 모두에게 악취로 전달된 것이었습니다.
상은은 박원장에게 5억을 요구하고 주란은 남편이 수민을 살해한(살아있던 수민의 숨통을 마지막으로 끊어놓은 것은 박원장이었다는 사실) 정황을 알아차리고 상은의 도움을 받아 남편을 살해하려고 하는데...
마당이 있는 집 후기/감상평
8화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7,8회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진진함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먼가 찜찜한 구석이 있어요. 개운치 않은 결말이 있다는 거죠.
첫째, 언니의 죽음이 박원장과 개연성이 충분히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지만 그런 설정은 아니라는 거죠. 그 연결고리야 말고 남편을 죽여야 한다는 개연성을 부여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았거든요. 하지만 극에서는 이런 상황이 주란에게 남편이 가스라이팅을 계속해대는 원인을 제공하는데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물론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둘째, 주란의 아들 승재에 대한 관대함입니다. 촉법소년으로 15세 미만이라고 하지만 어찌 되었건 수민을 죽였고(결과는 아니지만) , 가스라이팅 하는 아버지에 더해 엄마를 아픈 사람으로 몰아가는 동조를 했다는 점으로도 이 드라마는 승재에게 너무나도 관대했습니다. 물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괴로워했지만 수민의 살인을 아버지의 탓으로 돌리는 뻔뻔함도 보여주었기에 개인적으로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셋째, 걷잡을 수 없는 주란의 행보입니다. 남편과 모의하여 추상은을 죽여야 한다는 결심에서 결국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해 자신을 지배한 남편을 따라 추상은을 죽이려 하는 이중적인 모습에서 허탈해하다가 묶인 추상은의 손에 메스를 쥐어준 오락가락하는 행보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추상은을 박재호가 일방적으로 구타하는 장면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문주란을 보면 어떤 의도인지 종잡을 수 없기까지 합니다. 이 상황에서 뱃속아기가 죽지 않은 것이 더 이상할 정도입니다.
경찰서에서 사건의 정황을 설명하는 조서에서 결국 문주란은 거짓말을 통해 추상은의 보험금을 타게 하고 아들을 보호하며 혼자 형을 살아가는 방법을 택했는데 과연 이것이 최선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부부 각자가 서로의 경제를 나눠 생활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의 여성은 남편을 그늘 삼아 그에게 적응하는 삶이 공통적 생활방식이었죠. 이웃집 오해수의 경우만 봐도 익숙해진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남편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 두려워하며 시체와 함께 생활할 정도니까요.
연약하다 못해 쓰러질 듯한 문주란은 남편이 세상 모든 것이었을 겁니다. 그 세상을 깨뜨린 것이 승재의 사고였지만 이것 역시 그릇된 모성애로 타락해 보입니다.
문주란의 행동이 전부 보호만 받으며 살던 자신이 밖으로 나와서 진짜 자신으로 살기 위한 방법이라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방법상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정폭력으로 시달리던 추상은이 남편을 죽이면 둘을 살리는 것이라며 더 나은 생활을 고대하지만 쓰레기 같은 변명만 있을 뿐 더 나은 삶도 실상 없습니다.
누군가를 죽여야만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것도 그늘이 되었던 남편이라면 뒤에 남는 악몽도 자신의 몫일 겁니다. 드라마에서 더 나은 해결책과 종영으로 인한 해피엔딩을 기대했던 시청자 입장에서 깊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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