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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범 김갑수의 연기실력 검증

by 단석비후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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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1. 그놈 목소리

주인공 정다은(손예진)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가족에 헌신적인 아버지 밑에서 잘 자라왔다. 하루는 공소시효가 다 되어가는 한채진 유괴사건이 영화화되면서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간다. 마지막에 범인의 음성이 담긴 목소리가 송출되는데 정다은은 낯설지 않은 목소리톤에 깜짝 놀라고 친구는 다은의 아버지 목소리와 흡사하다고 놀리기까지 한다.

다은도 느끼고 있는 범인과 아버지 목소리의 동일성 때문에 혼란에 빠지고 악몽을 꾸기까지 한다. 다은의 주위를 맴돌던 심준영(임형준)이 다은에게 찾아와 알 수 없는 말들을 내뱉어 내고 집안까지 쳐들어와 협박하자 다은의 의심은 더욱 확실해지기 시작한다.

경찰 공무원을 준비 중인 남자친구의 인맥을 사용해 심준영을 조사하다가 엄마가 살아 있음을 확인한 다은은 한채진의 아버지이자 산부인과 원장인 한상수를 찾아간다. 한상수는 범행에 사용된 어린아이 필적을 다은에게 건네고 다은은 그 종이가 어렸을 적 자신이 받아쓰기 숙제로 사용했던 쪽지임을 알아챈다.

다은은 아버지가 진범임을 확신하지만 경찰에 신고는 하지 못한다. 경찰도 수사망을 좁혀오고 한상수의 폭력으로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경찰은 아버지의 음성과 과거 범인의 음성을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하지만 결국 불일치로 정순만은 혐의를 벗게 된다.

 

2. 사건의 진실

다은은 아버지를 모시고 범행현장으로 온다. 경찰에게 신고하지 않을 테니 진실을 말해달라 하지만 정순만은 끝까지 발뺌한다. 그리고 공소시효가 끝나는 정각 12시가 지나자 아버지는 악마처럼 웃으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습관처럼 내뱉는 자신의 신념을 다시 말한다. 한상수는 뒤를 미행하다 정순만을 차를 절벽에서 굴러 떨어뜨려 결국 정순만은 한채진 군이 죽었던 곳에서 차 안에 갇혀 죽고 만다.

다은의 엄마는 죽기 전에 진실을 털어놓는다. 유산을 하게 된 다은의 엄마는 산부인과의 신생아를 유괴해서 키웠는데 그 신생아가 정다은이었던 것이다. 삼촌인 심준영은 매형을 협박해서 돈을 갈취했는데 그 사건이 한채진 살인사건이었던 것이다. 

 

3. 반전 없는 결말

특별히 반전은 없었다. 김갑수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명확해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관객이 혼동해서 다른 사람을 의심하는 단서조차 영화에서는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김갑수 님의 연기는 정말 대단하다. 특히 공소시효가 끝나는 시점에서 변화하는 얼굴의 표정연기가 압권이었다. 손예진 님이 예쁜 건 알았지만 쇼트커트 스타일의 헤어스타일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영화는 흔히들 관객들이 좋아하는 권선징악형 결말을 맺고 있다. 하지만 심준영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 흠일 것이다. 정다은의 유괴사건을 방조했고 그것을 빌미로 한채진 유괴 살인사건을 발생하게끔 한 사람이 심준영인데 영화에서는 이에 대한 처벌은 침묵하고 있다.

아이였던 정다은에게 받아쓰기를 시키면서 그 쪽지를 범행에 사용한 정순만은 잔혹했다. '아현동 고가 옆 빵집 앞 쓰레기통 2시 반까지 오세요'라는 문구는 정다은이 기억할 만한 단서였고 자신이 범행에 공모했다는 죄책감은 큰 좌절이기에 분명했다.

신선한 소재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 있는 단초는 마련되었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지고 스릴러 있게 전개하지 못한 연출이 많이 아쉬움으로 남게 만든 영화였다. 정다은과 그녀의 친구들의 대화도 90년대 청춘영화처럼 세련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영화는 '우리 가족 중 일부가 범죄와 관련이 있다면 과연 신고할 수 있는가?' 하는 다소 현실적인 문제를 던져준다. 그것도 평상시 가족에 헌신적이고 사랑만이 가득했던 사람이었다면 말이다. 배우자 입장에서는 소득의 근원 자체가 소멸하는 셈이 될 것이고 자녀들의 입장에서는 사회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범죄야 뿌리 뽑아야 하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고 신고해야 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 현실적인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는 완벽한 실화에 근거한 것은 아니고 이형호 유괴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감독님은 그놈 목소리의 각색, 조감독을 맡았던 바 있었던 국동석 감독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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