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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가스비 난방비 폭탄의 의혹 문제해결 정책방향

by 단석비후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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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소재 아파트에 거주하는 저는 가스요금 고지서를 보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22년 1월에 136,050원이던 요금이 23년 1월에 234,800원이나 나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방학을 맞아 집에 상주하는 아이 때문일 수도 있지만 12월 요금에 놀라 난방을 줄이자고 생각한 것 치고 지난달(12월) 보다 1만 원 절약한 것으로만 봐도 지난해 대비 42% 인상은 참기 힘든 요금임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고 주변 이웃들의 상황을 보더라도 단순히 넘어갈 문제는 아닌 것 같아 난방비 폭탄의 주범이 누구인지 자료조사를 해봐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의혹 1.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범 푸틴?

천연가스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이동합니다. 첫 번째는 PNG(Pipeline Natural Gas).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보낼 때 이방식을 사용하는데 기체상태로 관을 통해 이동합니다. 두 번째는 LNG(Liquefied Natual Gas). LNG의 최대 수입국인 일본과 한국처럼 바다 건너 이동시키려면 기체상태로는 불가능하고 이걸 162℃ 로 액화 시켜보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듭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가 원자로 가동을 중단시키고 독일에서는 폭염과 가뭄으로 수력발전량이 급감하자 21년 가을부터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파이프라인을 잠그자 에너지 위기에 처한 유럽 각국은 세계 각지에서 LNG를 수입해 비축하기 시작했고 이들과 경쟁하던 우리나라도 웃돈을 주고 LNG를 사는 형편이 되고 말았습니다.

 

의혹 2. 문재인 정부

야당은 " 윤석열 정부가 난방비를 올려 민생을 파탄내고 있다"라고 하고, 여당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LNG 의존도를 높여 가격이 올랐다"라고 합니다. 누구 말이 맞을 까요?

요금이 한동안 일정하다가 최근 한꺼번에 오른 건 맞습니다. LNG 원가가 오르면 도시가스 요금에 자동반영되는 '원료비 원동제'라는 게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부터 원료비 연동제 시행을 유보했습니다. 코로나 19로 재난지원금을 줄 때라 요금을 인상하기에 적절치 않은 시기였죠. LNG 수입원 가는 오르는데 요금은 그대로니 지난해 말 기준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약 9조 원이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난방비를 올렸다는 주장도 어패가 있습니다. 원전비중은 2017년 26.8%에서 21년 27.4%로 오히려 더 늘었고 같은 기간 LNG 발전비중이 22.8%에서 29.2%로 오른 건 맞지만 그 증가분을 메운 곳이 석탄발전이므로(43% →34.3%) 굳이 수치상으로 분석하자면 '탈석탄' 정책이 난방비 인상에 영향을 준 꼴입니다.

윤석열 정부도 난방비 이슈 책임이 있습니다. 겨울이 오기전 미리 수입원가 폭등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고 에너지 바우처 확대등의 난방비 지원대책이 올해 1월이 되어서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간과하기 쉬운 점이 있는데 탈원전은 전력이슈이고 난방비는 가스 이슈라는 점입니다. 국민 대다수가 가스로 난방하는 시대에 여름철 에어컨 냉방비가 탈원전이 문제라면 모를까 탈원전을 난방비에 갖다 붙이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의혹 3. 우리나라만 유독 비싼거 아냐?

 

결론만 말씀드리면 비교적 적게 오른 편입니다. 천연자원이 나는 주요 수출국인 미국은 주택용 가스요금이 21년 1월 1 메가 줄당 10.4원에서 지난해 8월 33.1원으로 3배 이상 뛰었고 영국은 21년 1월 16.3원에서 8월 68.2원으로 4배, 독일은 21년 1월 23.4원에서 9월 91.8원으로 4배 올랐습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4월, 5월, 7월, 10월 네 차례에 걸쳐 요금을 인상해서 현재 1메가줄당 19.7원으로 38.7% 올랐으나 다른 나라에 비하면 2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입니다.

 

의혹 4. 누군가 폭리를 취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연대기부금'과 같은 공식제도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해 떼돈을 번 석유, 가스, 발전 기업들에게서 초과이윤을 회수하자는 이른바 횡재세 논쟁이 일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도입을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난방 주원료인 LNG를 수입, 판매하지 않으며 원유를 직접 생산해서 돈을 버는 해외 주요 정유사와는 달리 오른 값을 그대로 치르고 원유를 수입해 들여오는 구조라 에너지 가격 폭등의 수혜자가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습니다.

 

의혹 5. 가스공사의 경영 부실 때문이다?

 

해외에서 LNG를 사들여 올 수 있는 수입권은 한국가스공사 외에 포스코, SK E&S 같은 민간 발전사들도 갖고 있습니다. 가스공사가  이 수입과정에서 민간 발전사보다 훨씬 높은 값을 주고 수입하는데 이 과정이 국내 도시가스 요금을 올리는데 기여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거죠.

이에 채희봉 전 사장은 "가스공사는 LNG 비축과 공급 의무가 있기 때문에 국제 시세가 높으나 낮으나 필요할 때 일정 물량을 도입해야 하는 반면 민간 발전사들은 국제시세가 낮을 때에는 해외에서 직접 직도입하고 국제 시세가 높을 때는 원가보다 저렴하게 가스공사에서 공급받아 이득을 본다" 고 합니다.

 

의혹 6. 국제시세가 하향세라든데?

 

국제 천연가스 시세는 지난해 8월 이후 내리막길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유럽 PNG 중단이 되면 '가스 독립'을 하려는 유럽과 한국은 LNG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또한 최근 2년 사이 유럽이 국제시장에서 산 LNG는 이전까지 대부분 중국으로 가던 물량이었는데 코로나 봉쇄가 풀린 중국이 가스 수요가 폭발해 버리면 중국의 '참전'으로 이 수입전쟁이 비극으로 치달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은?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타이완은 전체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전기 먹는 공룡' 반도체 회사인 TSMC는 25년 전력소비량이 12.5%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타이완의 전력 대책은 무엇일까요? 지진이 잦은 타이완은 25년을 탈원전 시점으로 잡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섬이라는 지형조건을 이용해 25년까지 풍력, 태양광 발전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고 재생에너지를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죠.

결국 에너지 산업 무대에서 주인공은 원전 아니면 재생에너지 둘 중 하나가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부디 정부에서 백년대계로 합리적인 선택과 집중을 하길 바랍니다.

 

유튜브도 함께 운영하고 있으니 놀러오셔서 구경하시고 구독/좋아요 부탁드립니다.

 

 

이분잡 - 이슈를 분석하는 잡학다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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