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6일"전국적으로 군사시설 보호구역 1억300만평(339㎢)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남 서산비행장에서 '미래산업으로 민생활력 넘치는 충남'을 주제로 열린 15차 민생토론회에서 "안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주민수요를 검토해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충남 도민 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다시 한번 돌이켜봤다. 첨단국가산단과 국방산업 클러스터 조성, 천안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등 약속을 드린 게 생각났다"며 "서산의 중심인 로데오 거리에서 민간공항 건설도 약속했다. 서산민간공항건설은 올해 정부 예산에 설계비를 반영해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설명했다.
서산민간공항건설은 서산 제20전투비행단의 공군활주로를 민간활주로로 활용해 2028년까지 개항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1997년 김영삼 정부에서 처음 구상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중단됐다.
윤 대통령은 "제20전투비행단은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공군기지이고, 안보 주력부대가 여기 있다. 대한민국의 하늘을 지킨 활주로가 충남 경제비상 활주로로 그 역할이 확대된다"며 "서산민간공항 사례와 마찬가지로 국가안보와 지역경제가 상생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를 적극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토대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흩어진 군사시설을 통합하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안보에 지장없는 부분만 남겨두고 대폭 해제해 지역경제발전 공간으로 만들도록 노력해왔다"며 "현재 우리 국토의 8.2%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건물) 신축은커녕 증·개축이나 대수선도 할 수 없는 규제에 막혀 있고, 학교같이 꼭 필요 시설물도 짓기 어렵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70년대이나 그 때와 지금은 환경이 바뀌었다. 전국이 급격히 도시화했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군과 안보 구조도 큰 변화가 있었다"며 "정부는 출범 직후 모든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대상으로 안보적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날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보호구역 339㎢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서산비행장 주변 14000㎡를 포함해 7곳의 군 비행장 주변 287㎢를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해제하고, 철원 등 4곳의 접경지역 38㎢, 고덕신도시 내 초등학교 등 2곳 등 민원이 있는 보호구역 14㎢도 해제한다.
윤 대통령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하면 충남이 환황해권경제 중심으로 비상하는데 충분한 입지, 공간, 여건이 갖춰진다"며 "충남은 그동안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주력산업을 키웠고, 자체발광 OLED를 세계 최초 양산하는 등 아산만 중심의 서해안 산업 핵심기지가 되겠다는 비전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첨단산업기지가 되도록 정부가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 아울러 미래 모빌리티산업 거점이자 대한민국 국방산업의 중심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지방정부가 주도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충남은 천안과 홍성 2곳의 국가산단을 미래 모빌리티 특화 산업단지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빠른 속도 준비해 단지조성 공사를 착공하도록 하겠다. 3군본부, 국방대 등 국방인프라를 활용해 국방산업 특화 클러스터로 논산을 발전시키겠다"며 "올해 내 부지설계에 착수해 2026년 공사를 착공하고, 국방미래기술연구센터를 건립해 충남 국방산업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기업 투자를 촉진할 수 있게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면 기업이 부지를 미리 확보해 투자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부지조성이 완료되면 공장 건설에 바로 착수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산단 조성 과정에서 부수시설까지 완비한 복합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기업활동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가 한 공간에서 제공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산업시설을 지원하는 R&D, 법률, 회계, 금융서비스를 산단에 입주할 수 있게 하고, 문화, 체육, 편의시설을 충분히 배치해 문화와 산업이 함께 하는 단지에 청년이 모이게 하겠다"고 말했다.
계획이 실현될 경우 미래 모빌리티 특화 산단에서만 24조원의 생산유발효과, 8만명 고용 유발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추산이다.
윤 대통령은 이밖에도 기업이 토지를 직접 수용해 개발계획을 세우고 부지를 공급하는 기업혁신파크를 당진에 세우고 35개 모빌리티 기업이 입주하는 복합단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9조6000억원 상당의 경제효과와 3만6000명 고용 유발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태안은 미래모빌리티 서비스가 실현되는 스마트 시티로 만들겠다. 지난해 5월 현대건설, 현대차 등이 미래 모빌리티 스마트 시티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재정 지원과 신속한 인허가로 내년부터 태안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본격 운영할 것"이라며 "충남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해 외국 첨단기술기업이 우리 기업과 시너지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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