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슈

디보션 - 흑인이 겪어야 했던 희생과 헌신의 의미

by 단석비후 2023. 1. 25.
반응형

영화 디보션

영화 디보션은 '헌신'을 뜻한다. 정이의 넷플릭스 공개일에 함께 공개되어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다. 이 영화는 아담 마코스의 소설 '디보션:영웅, 우정과 희생의 서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한국전쟁 중 벌어진 장진호 전투를 배경으로 했다. 당시 사망한 해군 장교 '제시 브라운'과 그의 친구 '톰 하드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를 보기 전 이 영화가 전쟁영화이고 전투기 조정사의 애환을 담아 전투씬이 많은 밀리터리 영화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예고편에도 그리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2시간 20분 영화 러닝타임 중 절반이 지나야 전쟁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전쟁 그 자체보다 흑인이 겪어야 했던 사회의 불합리와 그 역경을 이겨낸 제시 브라운과 그의 윙맨 톰 하드너가 파트너가 되어 전우의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전달하고자 하는 영화이다.

6.25 전쟁당시 함경남도 장진 군과 함주군 일대에서 유엔과 중국군 사이의 전투로 미국과 중국의 최초 대결이었던 장진호 전투가 배경이다. 치열해서 사상자도 많았지만 성공적으로 철수한 전투 중의 하나였기에 디보션 영화에서는 어떻게 담아내었을지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제시 브라운은 최초의 흑인 비행사이다. 사회의 편견에 맞서 최초의 흑인 비행사가 된 그에게 흑인들은 많은 지원과 격려가 그리고 백인들에겐 내부의 적, 또는 평등의 견본쯤으로 여겨지는 시선들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윙맨으로 온 톰 허드너 역시 거리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부인과 인사하게 하는 등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다.

이렇게 영화는 중반까지 큰 서사 없이 잔잔하게 흘러간다. 그러면서 제시 브라운과 톰 하드너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전우애가 싹튼다.

흑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차별은 1950년 대로서는 만연한 차별이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흑인의 인권이 좋아지고는 있다지만 현실에서 겪어야 했던 차별은 감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서도 흑인들의 참전은 동료로서는 인정받았지만 사회적으로 차별은 여전했다. 영화 내에서도 흑인은 수영을 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편견으로 다른 백인들이 한번 겪었을 테스트를 더 무거운 짐으로 10번의 테스트를 모두 완성해야 인정받을 수 있었으니 차별이 엄청난 것이었다. 이런 차별은 그가 항공모함으로 착륙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을 주었다. 백인 신호수의 신호대로 움직이지 않고 자신의 감을 믿고 착륙을 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는 동료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백인의 말대로 했다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을 것이다' 란 말에 흑인이 느끼는 불신이 어느 정도 인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백인과 동일한 지위를 가진 제시 브라운은 항공모함 내 많은 흑인들의 지지와 격려를 얻어낸다. 모든 흑인의 우상이며 그가 걸어온 발자취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이루어진 이런 차별은 그의 가족과 동료의 도움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제시와 톰의 우정이 있었던 건 아니다. 제시가 걸어온 차별과 고통을 온전히 톰이 이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인종의 문제라면 이해한다고 해도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 이루어 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장에서는 서로의 믿음과 신뢰가 있어야만 하기에 둘의 우정도 점차 전우애로 이어가게 된다.

전투 비행단은 장진호 전투에서 공중지원을 맡게 된다. 미 해병대가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렸을때 공중지원을 해주면서 중공군을 후퇴하게 하고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게 된다. 하지만 제시의 비행기가 연료가 새면서 긴급 착륙해야 했고 톰 마저도 그의 곁에 착륙해 구조를 바라지만 제리는 조종석에 끼여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톰만 헬기로 빠져나온다. 결국 제리의 시체는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 안타깝지만 동료들은 적의 수중에 두대의 전투기가 넘어가지 않도록 두 개 모두를 폭파해야만 했고 제리를 구출하지 못한 톰은 그 안타까움과 비운의 소식을 제리의 부인에게 전달한다. 다행히 톰과 제리의 후손들이 여전히 교류하며 지낸다는 사실이 실화로서 그 무게를 더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소련의 미그기가 미군의 전투기처럼 프로펠러 형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연히 미그기가 엔진 출력에서 우수해서 속도가 빠를 텐데 영화에서는 협력 공격으로 미그기를 격추하고 있다.

동해를 EAST SEA 라고 표기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에서 일본해라고 정보를 왜곡하고 주장하고 다니고 있고 일부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분은 중요하다. 아무래도 한국전쟁을 다루다 보니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