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2년 거주 주택 공급

市,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 발표
인근 대비 35~90% 시세로 부담 낮춰
영등포·시흥·동대문 등에 유형별 공급
전용 59·84㎡로 수요자 눈높이 맞춰
이르면 2027년부터 공급 가능할듯
吳 “서울서 자녀 키울 여건 만들것”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들어설 380가구 규모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의 투시도. <서울시>

서울시가 ‘최대 12년간 거주 보장 주택’을 골자로 한 저출생 대책을 발표한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주택을 전국 최초로 공급해 부모들의 최대 현안인 주택문제·돌봄 부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서울시는 28일 시의 다섯 번째 저출생 대책인 ‘양육친화주택 아이사랑홈(이하 아이사랑홈)’을 발표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난임부부 지원, 임산부 지원, 다자녀 가족 지원, 신혼부부 지원과 같은 저출생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양육 가족의 생애 주기를 고려한 ‘공간’을 만드는데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된 아이사랑홈은 최대 12년간의 거주를 보장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이사 걱정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소득수준에 따라 주변 시세의 35~90% 수준으로 공급해 거주자의 부담도 낮춘다는 계획이다.

아이사랑홈 건물 내에는 서울형 키즈카페, 우리동네 키움센터, 어린이집, 병원 등과 같은 인프라가 들어선다. 부동산 시장에서 초등학교와 바로 붙어있는 아파트를 ‘초품아’라고 부르는 것처럼 양육 인프라를 품은 아파트인 셈이다. 서울시는 “같은 건물에서 양육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은 아이를 키우는 가구가 선호하는 중형 면적(59·84㎡ 타입)을 중심으로 공급된다. 층간 소음 최소화를 위해 자재도 고급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한 주거정책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주로 결혼을 앞둔 청년이나 신혼부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양육 가구’를 위한 정책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며 “주거 지원 대상을 가족 중심으로 확장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사랑홈은 주택 규모, 입지 요건 등에 따라 복합문화형·지역거점형·지역사회통합형 세 가지 유형으로 추진된다. 이르면 2025년부터 착공에 돌입해 2027년부터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공사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맡는다.

복합문화형은 세 가지 유형 중 규모가 가장 크다. 300가구 이상 주택과 함께 양육 인프라, 박물관, 도서관 등 복합문화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1호 복합문화형 주택’은 서울지하철 2·5호선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위치한 당산공영주차장 부지에 조성된다. 예정 입주는 2028년이다. 지하 4층~16층·총 380가구 규모로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59㎡, 84㎡ 두 가지 타입으로 공급된다.

‘지역거점형’은 100가구 이상 주택과 함께 일상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입주민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도 함께 이용하는 지역의 거점공간 역할을 한다. ‘1호 지역거점명 주택’은 금천구 시흥동 소재 ‘남부여성발전센터’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착공은 2026년으로 예정돼있다.

‘지역사회통합형’은 세 유형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은 100가구 미만 주택이다.어린이집이나 주차장 등 기존 지역자원을 활용해서 시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입지에 들어선다. 1호 ‘지역사회통합형’은 동대문구립 햇살어린이집 부지(동대문구 용두동)를 활용해 조성할 계획이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주 자격은 무주택자 중 ‘공공주택 입주 조건’에 따른 소득기준을 적용해 선정한다. 다만 서울시는 일정 물량에 대한 소득기준을 완화해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거주 기간은 자녀 수에 따라 차등적용된다. 12세 이하 자녀 수가 1명일 경우 6년 거주가 가능하고, 2명 이상은 12년이다. 서울시는 “태아를 포함해 자녀가 어리고 많을수록 높은 배점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결혼적령기 청년들이 결혼 후 자녀가 생기면 서울 외 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아이사랑홈을 활발히 공급해 서울에서도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