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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사람의 뼈는 모두 몇개일까? 책소개 : 숨겨진 뼈 드러난 뼈

by 단석비후 2023.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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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누군가에게 “사람의 뼈가 모두 몇 개냐”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부디 “206개요”라고 불쑥 대답하지 않기 바란다. 206은 널리 인정된 숫자이지만, 실제 정답은 복잡하다. 먼저, 사람마다 안면 특징, 머리칼색, 키, 신발 사이즈가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그런데 피부 밑에도 그와 비슷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신경, 힘줄, 동맥, 뼈… 어느 것 하나 독특하게 배열되지 않은 것이 없다. 내 몸속에 존재하는 그것들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는 당신의 것과 다르다. 그러므로 ‘뼈의 개수가 정확히 몇 개냐’라는 문제를 풀려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의문 사항(이른바 5하원칙)을 고려해야 한다. 누구? 무엇? 언제? 어디서? 왜?

 


먼저, 세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다르다. 오랫동안 파묻혀 있던 화석에서 먼지를 털어내는 고생물학자는 몇 개의 미세한 뼈를 빠뜨릴 수 있다. 그가 상습적으로 빼먹는 것 중에는 종자뼈(sesamoid)라는 것이 있는데, 힘줄 속에 박혀 있는 작은 뼈로 전신의 관절과 인접한 곳에서 발견된다. 참깨(세서미)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영어로는 ‘세서모이드’라는 이름을 얻었으며(그러나 인간의 경우에는 참깨보다 크며, 케이퍼에 더 가깝다), 우리가 손으로 물체를 쥐거나 발로 체중을 떠받칠 때 압력이 고루 분산되게 해준다. 어떤 사람들의 손뼈나 발뼈에는 종자뼈가 하나도 없지만, 20개를 가진 사람들에게 꿀리지 않고 그럭저럭 버틴다. 그러므로 우리는 종자뼈를 ‘액세서리’라고 부를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정확히 헤아린다면 당신의 뼈는 206보다 몇 개 더 많을 것이다.

 

둘째, 무엇을 뼈에 포함시킬 것인가에 따라 다르다. 무릎뼈(kneecap)는 거대한 종자뼈이므로, 우리가 선호하는 206개에 늘 들어간다. 완두콩만 한 손목뼈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은 가슴의 양쪽에 12개씩 총 24개의 갈비뼈를 갖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26개를 갖고 있음에도 특별한 경우로 인정받지 못한다. 양쪽 귀에 있는 3개의 미세한 뼈(망치뼈, 모루뼈, 등자뼈)는 206개에 들어가지만, 발에 있는 종자뼈들은 그것들보다 큰 데도 제외된다. 엉덩이, 무릎, 발목 주변에 있는 콩알만 한 액세서리 뼈들도 설움받기는 마찬가지다.

 

 셋째, 언제 셀 것인가? 아기들은 약 270개의 뼈를 갖고 태어나는데, 그중 일부가 서서히 융합한다. 신생아가 산도(産道)를 통과할 때는 두개골판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며 머리의 모양이 분만에 유리하게 바뀐다. 태어난 아기의 두개골들이 융합하는 것은 뇌를 보호하기 위해 당연한 수순이다. 유아기에는 팔목과 발목의 뼈 중 상당수가 충분한 칼슘을 함유하고 있지 않아 엑스선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다. 따라서 엑스선 촬영을 해도 그늘을 드리우지 않아 영상에 포착되지 않는 뼈가 있다. 또한 팔목과 발목의 뼈 중에는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이웃의 뼈들과 융합하는 것들이 있어, 그렇잖아도 복잡한 우리의 셈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넷째, 어디를 참고할 것인가? 책마다 뼈의 개수에 관해 상이한 관점을 제시한다. 대상 독자에 따라 어떤 책은 종자뼈를 하나도 보여주지 않는 데 반해 어떤 책은 지금껏 기술된 뼈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왜 굳이 세려고 하는가? 각양각색의 이유 때문에 의대생·외과 의사·고생물학자에게 유의미한 뼈의 개수가 각각 다르다. 따라서 “사람의 뼈가 모두 몇 개냐”라는 질문에 대한 최선의 답은 “아무도 정답을 모른다”라는 것이다. 게다가 뼈의 정확한 개수를 밝히려면 충분한 방사선에 노출되어야 하는데, 그러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뼈의 생화학, 해부학, 생리학, 고고학, 고생물학, 예술, 역사, 문화…
뼈에 얽힌 5억 년 진화사에서 뼈가 인류의 삶에 끼친 영향까지
다재다능하고 무한한 뼈의 파란만장한 일생

 

<숨겨진 뼈 드러난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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