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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나라별 메모하는 색깔이 다르다 파란색의 유럽

by 단석비후 2024.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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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별 메모하는 색깔

 

파란색의 나라, 프랑스로 갑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엘레강스를 상징하는 파란색을 좋아해요. 파리의 아름다운 하늘을 닮은 파란색으로 메모를 하면서, 그들만의 세련된 맛을 살립니다. "오, 라 블루!" 하며 파란색 펜을 들고 메모하는 그 모습, 상상만 해도 시크하죠?

이제 서쪽으로 조금 이동해 영국으로 넘어갑니다. 영국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면이 있지만, 메모 색깔에 있어서는 다양성을 추구해요. 그들은 때로는 진지함을 표현하기 위해 검정색을, 때로는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 빨간색이나 녹색을 사용합니다. "오늘은 어떤 색으로 메모를 할까?" 하며 색깔을 고르는 것도 영국의 작은 즐거움 중 하나랍니다.

다음은 이탈리아로 가볼까요? 아, 이탈리아! 열정과 예술의 나라이죠. 이탈리아인들은 빨간색을 선호합니다. 빨간색은 열정, 사랑, 그리고 에너지를 상징하는데요, 이탈리아인들의 생활 방식과 딱 맞아떨어지죠. "아모레, 루소!" 하며 빨간색 펜으로 열정적으로 메모를 합니다.

이제 북쪽으로 이동해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노르웨이를 방문해 보겠습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그 사랑은 메모 색깔에도 반영됩니다. 그들은 주로 녹색을 선호하는데요, 녹색은 자연과 평화를 상징하니까요. "녹색으로 메모하면, 마음도 평화로워진다네." 라며 녹색 펜으로 메모를 즐깁니다.

마지막으로, 동유럽의 폴란드에 도착했습니다. 폴란드 사람들은 전통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들은 메모 색깔로 가장 기본적인 검정색과 파란색을 주로 사용합니다. "심플하면서도 명확하게, 그게 우리 스타일이지." 라며 검정색이나 파란색 펜으로 메모를 하죠.

사무실에서 메모할 때 주로 어떤 색을 이용하는가? 과거 입사한 지 얼마 안됐을 무렵, 파란색 볼펜으로 적던 팀원을 보고 인상적이었던 경험이 있다. 보통 검정색을 많이 사용하는데 '보통'이 아닌 파란색이어서 더 기억에 남았던 걸까? 이 일화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흥미로운 댓글이 달렸다. 베트남, 테국, 중국, 유럽 등에서는 파란색이 검은색만큼 보편적이라는 것. 이번 편에서는 보통이 아닌 보통, 파란색 잉크를 다뤄보려 한다.

출처 : 문구소녀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검색을 해봤는데, 구글 관련 검색어에는 '왜 검정색이 아니라 파란색 잉크를 사용하죠?'라는 연관 검색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이처럼 파란색 잉크에 관련된 질문을 그동안 스스로 해본 적이 없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필자에게 기본 잉크는 검정색이었으니까.

시간을 들여 검색해보니 파란색이 기본값인 이유에 대해 정답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다양한 추측과 현지인들의 이야기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출처 : 문구소녀

시인성

파란색이 기본값인 이유

대체로 서류 등의 원본과 구분하기 위해 파란색을 썼는데, 그것이 자연스럽게 기본으로 굳어졌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원본에 검정색으로 사인 등을 작성하고 복사를 하면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사본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본에는 파란색으로 작성한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무의식 중에 '기본이 검정, 파랑은 기본이 아닌 것'이라고 학습된건지 몰라도, 사인할 때 파란색 펜이면 이내 검은색 펜으로 바꾸곤 했다. 그러고 나면 추후에 원본과 사본이 헷갈렸던 경험이 종종 있었기에 이 근거가 설득력있다는 생각을 했다.

관습적 요인

파란색이 기본값인 이유

<태국 문방구>라는 책에는 태국에서도 파란색을 기본으로 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태국에서는 이름을 쓸 때 검은색은 죽은 자에게 쓰는 것이고, 빨간색은 죽기를 바랄 때 쓴다고 한다. 그래서 검은색보다는 파란색을 기본으로 쓴다는 맥락이었다.

역사적으로 희소한 자원

파란색이 기본값인 이유

파란색이 미국, 독일, 영국, 인도네시아, 중국 등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색이 된 이유는 가격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파란색 안료가 비싼 탓에 '고급' 컬러로 분류돼서 그렇다는 후문이다. 예로부터 푸른색은 청금석이라는 광물에서 체취할 수 있었는데 청금석은 희귀하기 때문에 고귀한 대접을 받았다. 그래서 '울트라마린블루'와 같은 색은 성모마리아를 채색할 때와 같은 소수의 경우에만 겨우 사용할 수 있었고, 고대 유럽에서는 부와 권력의 상징인 색이었다고 한다.

사실 파란색은 광물 뿐만 아니라 빛의 색(RGB)을 제외하고 자연에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색소라고 한다. 동물과 식물 중 빛의 산란으로 인해 파란색으로 보이는 현상을 제외하곤 몸에 파란색 색소를 가지고 있어서 실제 파랗게 보이는 동식물은 지구 전체를 통틀어 0.1%일 정도다.

 

그렇기 때문일까? 유럽산 만년필을 구매하면 파란색 잉크가 기본 카트리지 잉크로 들어있는 경우가 많고, 볼펜의 경우 파란색이 기본 잉크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파란색 잉크가 들어있는 독일 필기구 브랜드 로이텀의 볼펜_출처 : 문구소녀

심리적 요인

파란색이 기본값인 이유

이렇게 시인성, 역사나 문화적 관습을 제외하고 심리적 요인으로 파란색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예컨대 일본에서 파란색으로 공부했더니 일본의 명문대에 다수 합격했다는 파란색 공부법이 유명해지면서 그 방법과 근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 우리나라에도 출간됐다.

출처 : 문구소녀

'파란색은 안정감을 주는 색이니 마음이 안정되면 집중력도 향상될 수 있을 것 같아서' 파란펜 공부법을 고안해 학원생들에게 파란펜을 쓰도록 한 것이 시작이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진 않았지만 수험생들 사이에 파란펜으로 공부하면 성적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졌다고 한다.

궁금해서 바로 읽어봤더니 요약하자면 이렇다. 검은색보다는 노트에 빼곡하게 적힌 파란색이 익숙하지 않은 인상을 줘서 기억하기가 더 쉽다는 것이다. 사실 파란색은 눈의 색상 감지 세포 중 파란색 감지 색소가 가장 적어 눈을 가장 피로하게 만드는 색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파란색을 감지하는 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건 맞다.

 

하지만 책을 더 읽어보면 파란펜 공부법의 핵심은 파란색으로 쓰는 것 외에도 '무작정 다 필기한다'가 있어서 꼭 파란색으로 써야하는 건 아닌 듯 하다. 하지만 2015년 출간된 이 책이 한국에서도 4쇄나 찍은 걸 보니 '공부', '명문대 합격'을 위해서 파란펜과 같은 작은 노하우일지라도 큰 이슈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문구 브랜드 'Tiger pen'은 헷갈리는 필기구의 잉크 색상별 사용 예시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놓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보통이 아닌' 파란색을 다른 나라에서는 '보통'으로 쓴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이처럼 국가마다 사용 빈도가 다른 파란색을 통해 무심코 '보통'으로 분류하는 그 기준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출처 : 문구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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